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효과는 있습니다. 다만 '벼락을 맞고도 가전제품이 멀쩡하게 살아남는' 장면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서지보호 멀티탭이 실제로 하는 일은 그런 극적인 사고와는 조금 다른 곳에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효과가 없습니다
첫째, 건물이나 전신주에 벼락이 직접 내리치는 직격뢰 수준의 에너지는 멀티탭 하나로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 정도는 건물의 피뢰 설비와 분전반의 대용량 서지보호기(SPD)가 나눠 맡아야 하는 영역입니다. 천둥이 가까이 들릴 정도의 날씨라면 아끼는 기기는 플러그를 뽑아두시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둘째, 랜선이나 전화선, TV 안테나선을 타고 들어오는 서지는 막지 못합니다. 멀티탭은 플러그가 연결된 전원 라인만 보호합니다.
셋째, 정전 자체를 막아주지는 못합니다. 정전 중에도 기기를 켜두어야 한다면 무정전 전원장치(UPS)가 필요합니다.
넷째, 내부 보호 부품이 이미 소모된 오래된 멀티탭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다섯째, 순간적으로 크게 튀어 오르는 전압이 아니라 평소에 계속 실려 다니는 잔잔한 잡음은 서지 보호가 잡아 주지 않습니다. 서지 보호는 기준을 크게 넘어서는 전압에만 반응하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그 기준 아래에서 오가는 작은 잡음은 그대로 지나갑니다. 산업 현장에서는 이런 잡음을 코일을 넣은 노이즈필터로 걸러냅니다. 서지 보호와 노이즈필터는 맡는 영역이 다르고, 그래서 둘을 함께 쓰기도 합니다.
벼락은 드뭅니다. 그런데 서지는 드물지 않습니다
서지보호가 쓸모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벼락으로 가전제품이 망가졌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잘 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벼락은 서지의 원인 중에서도 드문 쪽에 속합니다. 훨씬 자주 일어나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에어컨 실외기, 냉장고 컴프레서, 세탁기, 엘리베이터처럼 모터가 들어간 기기는 켜지고 꺼질 때마다 전기 회로에 순간적인 전압 튐을 남깁니다. 정전 후 전기가 다시 들어오는 순간에도 생기고, 근처에서 전력 설비 작업을 할 때도 생깁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반복됩니다.
이런 작은 서지는 기기를 그 자리에서 터뜨리지 않습니다. 대신 컴퓨터 파워서플라이나 메인보드, 오디오 기판 같은 민감한 회로에 작은 충격을 계속 남깁니다. 원인을 알기 어려운 잔고장이나 수명 저하의 원인으로 꼽히는 부분입니다.
서지 보호는 소모품입니다
서지보호는 한 번 사두면 계속 유지되는 기능이 아닙니다. 쓰는 동안 조금씩 닳습니다.
서지보호 멀티탭 안에는 바리스터(MOV)라는 부품이 들어 있습니다. 평소에는 전기가 통하지 않다가, 기준 전압을 넘어서는 순간 저항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과도한 에너지를 흘려보내 기기 쪽으로 걸리는 전압을 낮춰 줍니다. 전기를 끊는 것이 아니라 전압을 눌러 주는 방식이라, 차단기와는 동작이 다릅니다.
저희 제품은 서지 흡수 용량이 150줄(Joule)이고, 약 470V를 넘어서면 억제 동작을 시작합니다. 다만 470V 위로는 아무것도 통과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들어오는 서지가 클수록 기기 쪽에 걸리는 전압도 함께 올라갑니다.
바리스터는 서지를 받아낼 때마다 조금씩 닳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닳았는지 겉으로 알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모양도 그대로고 평소 동작도 그대로입니다.
그렇다면 서지보호 멀티탭 수명은 얼마나 볼까요. 공식으로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흔히 3~5년 정도를 이야기하는데, 저희도 그 정도를 기준으로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모터 가전이 많거나 전력 사정이 고르지 않은 상가·공장이라면 그보다 짧게 잡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근처에 벼락이 쳤거나 큰 정전을 겪은 뒤라면 연수와 관계없이 교체를 권해 드립니다.
접지가 없는 집은 어떨까요
먼저 답부터 드리면, 전원선 두 가닥 사이를 보호하는 방식은 접지가 없어도 작동합니다. 다만 전원선과 대지 사이에 생기는 과전압까지 막아 주지는 않습니다.
접지가 되지 않는 콘센트를 쓰는 집에서 "그럼 서지보호도 소용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간혹 받습니다. 서지 보호를 벼락을 땅으로 흘려보내는 장치로 생각하면 그렇게 여기실 만합니다.
서지 보호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전원선 두 가닥 사이를 보호하는 방식(Line to Neutral)은 콘센트에 들어오는 두 전원선 사이의 전압이 기준을 넘을 때 그 사이에서 전압을 눌러 줍니다. 접지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접지가 없는 콘센트에서도 그대로 작동합니다.
전원선과 접지 사이를 보호하는 방식(Line to Ground)은 전원선과 대지 사이에 큰 전위차가 생겼을 때 그 에너지를 접지선 쪽으로 빼냅니다. 접지가 살아 있어야 성립하는 방식이라, 접지가 없는 콘센트에서는 회로가 있어도 빼낼 곳이 없습니다.
저희 제품은 앞쪽, 전원선 두 가닥 사이를 보호하는 방식(Line to Neutral)입니다. 그래서 접지가 없는 콘센트에서도 이 보호는 동작합니다. 다만 한계가 있습니다. 서지 중에는 전원선과 대지 사이에 큰 전위차가 걸리는 형태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접지 경로를 쓰는 보호가 맡는 영역입니다. "접지가 없어도 모든 서지로부터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말씀드립니다.
접지는 서지 말고도 전원 품질 전반에 얽혀 있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가
값이 나가고 회로가 민감한 기기를 쓰거나, 큰 모터 가전과 회로를 나눠 쓰는 환경이라면 값어치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선순위가 높지 않습니다.
조명 스탠드나 선풍기처럼 구조가 단순한 소형 가전 위주로 쓰신다면 굳이 서지보호를 고집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아래에 해당한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 데스크톱 PC, 모니터, 오디오 장비, 3D 프린터, 계측기처럼 값이 나가고 회로가 민감한 기기를 쓸 때
- 같은 라인이나 바로 옆 콘센트에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같은 대형 모터 가전이 물려 있을 때
- 전력 사정이 고르지 않은 노후 건물이나 공장·상가 환경일 때
그린세이퍼 멀티탭에는 서지 보호 회로와 전원선 노이즈를 걸러주는 필터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다만 어떤 제품이든 보호 소자는 시간이 지나면 닳습니다. 오래 쓰신 제품이라면 새것으로 바꾸시길 권해 드립니다. 제품 소개 보기